서 정 춘

꽃 그려 새 올려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파르티잔은 빨치산을 일컫는 말이다. 해방공간과 6·25 전후 지리산을 비롯한 남도의 깊은 산악에는 좌익이념에 편향된 공산주의자들의 활동이 심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같은 소설에는 이념이 얼마나 그들을 혹독한 시련을 견디게 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들의 은신처에도 어김없이 봄이 와서 진달래와 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났을 것이다. 산 아래 두고온 가족들이나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아지랑이 속으로 날리어가는 그런 아픈 봄날이 있었을 것이다. 시인은 짧은 3행의 시 속에 이런 것들을 다 쓸어 담아내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