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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불볕에… 농심은 그늘지고 속 탄다

등록일 2018-07-19   게재일 2018-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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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무더위·가뭄으로
도내 농작물 대규모 피해
올 더위 예보대로 계속 땐
당시보다 더 심각한 상황
최근 냉해 몸살까지 겹쳐
사과 등 생산량 크게 부진
농가 "올해 농사 접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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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피해가 안 드러나서 그렇지 지금 더위가 예보대로 계속되면 재난 수준일 겁니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한 달 이상 계속될 것이라는 기상예보 소식에 지역 농민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대구·경북 전역에 연일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고 있다. 낮 최고기온 35℃를 넘나드는 기록적인 폭염에 온열질환자가 늘고 가축 폐사가 속출하는 등 폭염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그나마 농작물의 경우 지난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충분한 저수율 확보한 탓에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농정 당국과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이 같은 폭염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농작물은 시듦, 병해충 증가, 생육불량, 햇볕데임(일소) 현상이 나타나는 등 농작물 피해도 속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오전 11시께 안동시 길안면의 한 사과밭에선 손인석(54)씨가 기온이 35℃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사과나무에 물을 주고 있었다. 손씨는 과수원 방제기를 동원해 하얀 가루를 사과나무에 연신 뿌렸다. 이 가루는 탄소칼슘(크레프논)으로 사과 잎과 과실 표면을 덮어 강한 직사광 노출을 최소화해 일소(日燒)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최근 무더위가 지속되자 손씨는 지난 2016년처럼 대규모 일소 피해가 나타날까 봐 걱정이 태산같다고 말했다.

그해 8월 23일 절기로는 ‘처서’라 가을로 접어드는 시기가 무색하게 한낮 기온이 34℃까지 올랐다. 1만9천834㎡(6천평) 규모 손씨의 사과밭에는 마치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고랑마다 떨어진 사과가 수십 개씩 나뒹굴고 있었다. 무더위 때문에 열매가 갈라지는 열과 현상이 발생해 사과가 떨어진 것. 그나마 나무에 달려 있는 사과들도 강한 햇볕에 노출된 탓에 과실이 화상을 입는 일소 피해가 겹쳤다. 사과농사를 망친 것. 그해 도내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537㏊에 달했다. 그중 사과가 282㏊로 가장 많았고, 이어 콩 208㏊, 포도 3㏊, 기타 작물 44㏊ 등이 피해를 입었다.

손씨는 “그 당시를 생각하면 또 속상하다”며 “올해는 무더위가 오기 전에는 냉해 피해로 꽃수가 줄어 결실 상태가 지난 해보다 40%나 감소했는데 그나마 열린 사과에 또 일소 피해까지 더해진다면 올해 농사는 접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올해는 2016년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게 현지 농민들의 체감 진단이다.

최근 이상저온과 장마, 폭염 등으로 한국의 대표 과일인 사과가 병해로 생산량 부진이 예상되면서 가격 폭등으로 ‘금사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국적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사과 생산량은 14%, 배는 20%, 포도는 7%, 복숭아는 10%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도는 이상 저온 피해를 정밀조사한 결과, 농작물 피해 지역이 20개 시·군 1만6천318㏊에 이른다고 최근 밝혔다.

청송군이 3천251㏊로 가장 피해가 컸고 이어 의성군(1천782㏊), 문경시(1천218㏊), 김천시(884㏊)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피해 농작물 가운데는 과수가 1만6천13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사과가 1만3163㏊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이어 자두(1천649㏊)와 복숭아(669㏊), 배(396㏊) 등의 순이었다. 비율로 보면 사과는 재배면적(2만3천403㏊)의 56%에서 피해가 발생했고, 자두는 재배면적(3천847㏊)의 43%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같은 큰 피해를 본 농가들은 앞으로 한 달간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에 벌써 자포자기하고 있는 분위기다.

의성군에서 자두를 재배하는 김모씨(63)는 “지난달 우박 피해에 앞선 저온 피해, 이번엔 폭염까지 그마저 달려 있던 열매도 출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자두농사를 30년 넘게 했지만 이런 경우는 없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에 경북도는 최근 폭염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한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폭염이 계속될 경우, 벼는 물을 깊게 대어 주거나 흘러대기를 해 증발산량에 따른 식물체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는다. 밭작물은 노지작물의 경우 흑색비닐, 차광망, 볏짚 등으로 이랑 피복을 하고, 토양 내 적정한 수분을 유지하도록 물을 준다. 과수는 미세살수장치를 이용해 과수원 내 온도를 낮춰주고, 일소 피해 예방을 위해 과실에 봉지를 씌우거나 탄산칼슘 또는 카올린을 남쪽과 서쪽에 있는 과실 위주로 10∼15일 간격, 4∼5회 정도 잎에 뿌려줘야 한다.

한편, 이날 영천의 낮 최고기온이 37.1도, 의성 35.1도, 대구·포항·경주 35.5도, 안동 35.1도 등 대부분 지역이 35도를 오르내렸다. 당분간 폭염과 열대야가 계속돼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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