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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먹은 기술주

등록일 2018-08-13   게재일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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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주한동대 교수  
▲ 김학주한동대 교수

최근 들어 미국의 FAANG이라고 알려진 공룡들과 중국의 텐센트를 비롯해 세계적인 기술주들의 주가가 가리지 않고 하락세를 보이며 증시에 부담을 줬다. 미국의 FAANG이라고 알려진 기술주들은 서로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은 인터넷 광고, 아마존은 온라인 유통, 애플은 스마트폰, 넷플릭스는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채롭다.

그러나 그들 성장의 모태는 스마트폰의 탄생에 있다. 즉 스마트폰의 생태계 안에서 이 모든 부가가치가 생겼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스마트폰의 진화가 멈추면서 판매 증가세가 꺾인 상황이다. 그 결과 이들 생태계도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가입자 증가세도 한풀 꺾였다.

이로 인해 공룡들간 서로의 밥그릇 뺏기 전쟁이 시작됐다. 상대방의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강한 핵심역량을 가진 애플과 아마존이 페이스북과 구글, 그리고 넷플릭스의 가입자들을 잠식하고 있는 중이다. 그 동안 블루오션(blue ocean)에서 편하게 성장했는데 이제는 레드오션(red ocean)으로 변해가면서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실적 우려가 생긴다는 이야기다.

또 하나의 걱정은 기술주들이 규제산업이라는 점이다. 기술주들 모두가 미래 지향하는 사업이 빅데이터 기반의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고부가 사업을 만들어 보겠다는 것인데 물론 전 세계를 대상으로 기획하고 있다. 이런 기대 때문에 주가도 비싸다. 그런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서비스가 권역화되면 그만큼 시장이 줄어들며 투자가치는 떨어진다.

특히 세계경제가 저성장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포퓰리즘에 호소하는 정권들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클라우드 서비스도 마치 통신업처럼 “미래를 위해 업체들이 막대한 투자를 하지만 소비자만 좋은 일 시키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 반도체 산업이 기술주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의 저장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무어(Moore)의 법칙은 2003년 이후 소멸됐다. 반도체 저장용량이 1986년부터 2003년까지 매년 52%씩 증가했는데 이제는 3% 증가에 그치고 있다. 즉 반도체 개발업체들이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의욕을 잃고 있다. 따라서 기술의 진보 속도가 떨어졌고, 그만큼 후발업체가 추격하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은 반도체 산업 진입을 막고 있고, 한국의 반도체 산업은 그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그런데 명심할 것은 미국이 중국의 진입만 막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의 변혁을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지금은 맞춤형 서비스가 대세이므로 반도체도 일정 범위 내에서는 기능이 융통성 있게 바뀔 수 있도록 구조(architecture)가 진화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의 전송 속도가 중요한데 이를 높이기 위해 반도체의 소재도 실리콘에 여러 소재를 섞어 기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런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들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동일한 선상에 있는 것이므로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기술을 차별화하려면 그만큼 돈이 든다. 즉 좋은 시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그 동안 기술주가 증시를 이끌어왔는데 이제 지쳤다는 점이 걱정스럽다.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증시에 부담이 될 것이다. 물론 사람은 희망없이 살 수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기술주로 매수세가 회귀할 것이다. 그러나 의외로 오래 기다릴 수 있다. 과연 스마트폰이 언제 새롭게 진화하여 신규 수요를 일으켜줄지, 또 미-중간 정치적 갈등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통제 불가능한 변수다.

감당하지 못할 위험을 지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좀 늦게 사더라도, 즉 좀 비싸게 사더라도 이러한 우려들이 통제 가능한 수준까지 떨어졌음을 확인하고 주식 매수세에 가담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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