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당, 1심 의원직 상실형 이완영 관심에 난색
시당은 곽상훈•정종섭 손사래에 인물난 심각

자유한국당 대구·경북(TK) 시도당위원장 선출을 둘러싸고 극과 극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경북의 경우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투입돼 한국당 쇄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은 이완영(칠곡·고령·성주) 의원이 차기 도당위원장에 관심을 드러내 지역정가에서는 당 쇄신과 정반대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대구시당위원장의 경우 극심한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경북도당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김석기(경주) 경북도당위원장 후임으로 관례상 수석부위원장인 장석춘(구미을) 의원이 맡을 차례이지만 이 의원이 관심을 가지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얼핏 재선 의원인 이 의원이 도당위원장을 한 차례도 맡지 않아 도당위원장을 맡을 수 있다 생각될 수 있으나 그가 처한 상황을 살펴보면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가 보인다.

이 의원은 선거법 위반으로 이미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 추징금 850만원을 선고받았다. 향후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의원직 상실 유무가 결정된다. 이런 상황 탓에 상임위를 법제사법위원회로 신청해 활동 중인 이 의원이 도당위원장 자리와 법사위를 방패로 삼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장 의원도 도당위원장에 적극적이지 않다. 이 의원이 도당위원장에 관심을 나타낸다면, 자신은 양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정가에서는 장 의원이 도당위원장 자리에서 적극적이지 않는 이유는 공천권 등 아무런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인 구미시장을 여당 후보에게 넘겨줘 공천에 대한 불확실성이 감지되자, 차기 도당위원장을 맡아 자신의 공천에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게 TK지역 내의 시각이다. 그러나 20대 총선 공천 당시 대구시당위원장이었던 류성걸 전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하는 등 도당위원장 자리는 공천에 영향력을 주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북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도당위원장 자리에서 한 발짝 물러나고, 장 의원이 적극 나서길 내심 바라기도 한다.

대구는 정작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서로가 시당위원장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상훈(대구 서) 대구시당위원장 후임으로 초선 중 연장자인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이 맡을 차례다. 그러나 곽 의원이 강력하게 고사하고 있다. 이럴 경우 조건부 의원직 사퇴를 내건 친박계인 정종섭(대구 동갑) 의원이 맡아야 한다. 정작 정 의원 측은 “순리대로 가야 한다”며 곽 의원이 시당위원장직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당위원장에 관심이 없다고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중앙당은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차기 시도당위원장을 선출하라고 지침을 내렸다. TK의원들은 당 연찬회가 예정된 오는 20일 TK의원들이 별도로 모여 차기 시도당위원장 문제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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