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연구비리 감사’ 명분
한달 넘도록 강압적 감사
국제연구 규약대로 처리한
논문까지 불법으로 간주해
감사관, 총장 사퇴 언급 등
‘전방위 압박’ 의혹 제기

DGIST(디지스트·대구경북과기원)가 휘청거리고 있다.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의 DGIST에 대한 감사 때문이다.

15일 디지스트 등에 따르면 과기부는 지난 7월 3일부터 한 달 넘게 모 교수의 연구비리 문제를 감사한다는 명분으로 감사팀을 내려 보내 디지스트를 감사하면서 손상혁 총장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에서는 디지스트 손 총장을 교체하기 위해 과기부가 표적감사를 시도하고 있다는 소문이 흘러나오는 것과 함께 대학 동문들간의 봐주기 의혹 등 온갖 잡음이 대학 주변에 나돌고 있다.

특히 과기부 감사관이 총장 사퇴를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함께 국제 연구규약에 따른 논문작성을 불법 업적물로 몰아가는 등 이공계의 기본적인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강압적인 감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대학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과기부 감사는 당초 핵심단백센터 연구비 지급 문제로 인센티브를 받지 못한 연구원이 과기부에 감사를 요청했고 감사결과, 담당 센터장이 주의처분을 받은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후에 또다시 과기부에 투서가 들어가 이번에는 한 달이 넘게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과기부가 디지스트를 감사한 내용은 허위논문이라고 제보된 내용을 조금 늦게 윤리위원회를 열어 부패행위제도를 묵인 및 직무유기라고 보고 기초학부 인센티브 문제로 불만내용을 청취하면서 급여가 늦어진 것에 대해 총장직을 이용한 일탈행위로 여기며 디지스트 총장으로 스카웃 할 당시 임기 문제 등이다.

이외에도 국제 연구규약에 있는 대로 처리한 논문에 대해 불법 업적물을 등록했다고 감사하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감사에 나선 과기부 사무관은 부인하고 있지만, 디지스트 총장과 기획처, 행정처 직원 등에게 직간접적으로 총장 사퇴를 언급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어 전임 신성철 총장이 갑자기 카이스트 총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손 총장을 초빙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임기 및 연구센터 문제 역시 이미 과기부에 보고가 된 상황인 데도 이를 문제삼고 있어 ‘감사를 위한 감사’라는 불만을 사고 있다.

이에 디지스트 보직자들은 과기부 감사관이 총장 사퇴를 압박하는 등 부당하게 감사를 하고 있다면 보직사퇴서를 제출하기에 이르렀다. 이공계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하는 감사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손 총장은 스트레스와 피로감으로 인해 지난 10일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가 15일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디지스트 교수협의회측도 지난 14일 집행부 회의를 가진 뒤 학교 관계자, 과기부 감사관 등을 만나 감사 전반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교수협의회는 객관적 입장에서 감사의 적절성 여부, 감사 내용, 감사의 의도성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고 조만간 진상파악 후 공식 성명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스트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과기부의 감사는 이런 것도 감사를 하느냐고 생각이 들 만큼 이상한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한달넘게 진행돤 과기부의 감사를 보면 단순히 손 총장을 강제로 사퇴시키기 위해 짜맞추기 식을 진행되는 감사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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