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역 해수욕장 방문객 목표치 430만명 달성 ‘빨간불’
8월1~13일 성수기 관광객 작년 같은 기간比 17%나 감소
시, 운영기간 늘리기 등 검토… 주변 상권활성화 나서기로

올 여름 장기간 폭염과 경기 불황, 해외 여행객 수요 증가 등으로 포항지역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이 현저히 줄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시는 올해 지역 해수욕장 방문객 목표치인 430만명 달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해수욕장 운영기간을 늘리는 등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2시 포항시 북구 흥해읍 칠포해수욕장.

포항의 대표 관광명소인 이곳은 백사장 너비가 200∼300m, 길이 4㎞, 면적 13만2천231㎡에 달하는 등 넓은 모래사장과 아름다운 바다 경관이 어우러져 오래전부터 관광객들의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명성에 걸맞지 않게 이날 바닷가는 한산했다.

25개 파라솔 중 사용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 뿐이었고, 줄지어 설치된 그늘막 평상도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이었다.

서울에서 온 고모(42·여)씨는 “지금 시기라면 바닷가가 사람들로 붐벼야 정상인데 막상 와보니 썰렁하다”며 “동해안 바닷가의 명성이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인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포항 지역 6곳 해수욕장을 방문한 관광객은 총 128만2천여 명.

지난해 같은 기간 방문객 수인 154만3천여 명보다 약 17%나 감소했다.

일별 방문객도 지난 5일 15만8천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12일 8만7천명, 13일 1만6천명으로 급격하게 줄어 들었다.

실질적인 피서기간이 7월말에서 8월초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개장기간 내 방문객 수가 포항시의 목표치인 430만명에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

다양한 원인 가운데도 특히,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폭염으로 잠재적 관광객들이 실외활동을 꺼리는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비슷한 비용으로 국내 여행지보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20∼40대 여행객들이 증가하는 것도 전국 해수욕장 관광객 감소 원인의 하나로 보인다.

대구시민 박모(39)씨는 “요즘 경기도 안 좋고 날씨도 너무 더워 주위에서도 국내보다 해외 여행으로 눈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나 해외 여행 비용이 차이가 얼마 나지도 않고 방콕족이나 카페 등에서 시원하게 피서를 즐기는 지인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은 줄어드는 관광객 수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해수욕장에서 팬션을 운영하는 박모(48)씨는 “지난해보다 숙박객이 최소 30%는 감소했다”며 “폭염도 길어지고 있고 불경기라 사람들이 쉽게 돈을 쓰지 않아 단체 손님을 수소문해 확보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중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포항시에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방문객 감소원인은 주로 폭염 때문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해수욕장 폐장기간이 도래함에 따라 내년도에 더욱 다양한 축제 및 행사를 개최해 관광객을 더욱 끌어모으는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올해 해수욕장 운영기간을 26일까지로 연장했다”며 “폐장일인 19일 이후에도 해수욕장을 계속 운영해 피서객을 끌어들이고 주변 상권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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