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안전사고 예방 일환
등반 루트에 금지 표지판
암벽등반인들 거센 반발

▲ 울릉 북면 장군수 암벽에서 암벽등반을 즐기고 있는 애호가들. /김두한기자

[울릉] 천혜의 절경과 함께 해안가와 맞닿은 절벽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어온 울릉도 암벽등반이 앞으로 금지될 전망이다. 그동안 울릉군 홈페이지 관광정보에는 울릉도에서 즐기는 레포츠 중 하나로 암벽등반 포인트(루트)가 자세히 소개돼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산림청 울릉국유림관리사업소가 산림 보호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북면 장군수(將軍水) 일대에 레포츠 등 행위를 금지한다는 표지판을 세워 놓고 암벽등반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장군수 암벽 루트는 북면 해상에 있는 삼선암과 관음도를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암벽루트로 국내외 암벽등반가들이 매년 즐겨찾는 명소로 꼽힌다. 이곳은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 유명 암벽등반가들이 20여 개의 암벽 루트를 확보해 놓고 있다. 장군수를 비롯 저동리, 노인봉 등에도 암벽 등반 루트가 설치돼 있다.

울릉국유림사업소의 이 같은 암벽등반 금지조치에 대해 암벽등반인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암벽등반인 김모(48·울산)씨는 “우리나라는 암벽등반애호가들이 늘어나면서 국립공원 안에도 암벽등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전국체전, 아시안게임 등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고 있다”면서 “지자체에서도 암벽등반 루트를 늘리는 추세인데, 산림청이 이를 막는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특히 산림문화 휴양에 관한 법률에 산림레포츠(암벽등반 포함)를 지원할 수 있는 법이 있는 데도 울릉국유림관리사업소는 이를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암벽등반 종목에서 김자인(30) 선수가 은메달을 따는 등 암벽등반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울릉도 암벽등반 동호인 김모(56·울릉읍)씨는 “울릉도는 우리나라 최고의 자연 암벽등반 루트를 확보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경북도민체전에도 암벽등반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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