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알려주는 건강 Tip
영유아기, 어린이 눈 건강을 지켜라

▲ 이근아 진료과장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
▲ 이근아 진료과장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

오복 중 하나라는 눈. 하지만 우리는 눈의 건강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영유아기에 나타날 수 있는 안과적 질환들을 살펴보고, 아이에게서 발견되면 즉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이상신호들에 대해 알아보자.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않은 영유아기에는 시력에 문제가 있어도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눈 건강 이상신호를 알아채기 어렵고, 어린아이 스스로 시력장애를 인식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생후 6개월 무렵에는 흐릿하게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0.1 정도의 시력을 가지며, 만 3세 때가 되면 0.5 정도의 시력으로 그림이나 숫자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만 6∼7세인 초등학교 입학시기가 되면 성인과 비슷한 1.0의 시력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시력저하가 있는데도 교정해주지 않은 경우에는 성인이 돼 안경을 착용해도 잘 보이지 않는 약시가 발생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발견이 늦어지면 시력회복이 어렵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시력발달이 이뤄진 만 3∼4세 때에는 안과검진을 시행하기를 권유한다.

자녀가 취학하기 전까지 꼭 필요한 안과 검진은 보통 3회로 구분한다.

가장 먼저 돌을 전후로 해 사시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만 3세에서 4세 사이에는 시력검사와 함께 다시 한 번 사시검사를 진행한다. 만 6세에서 7세 사이에 시력검사를 다시 진행해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 중에 정상적인 시력과 시기능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아이가 물건을 볼 때 눈을 자주 찌푸리거나 너무 가까이 다가가 본다면 눈의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영유아기에 발생하는 안과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표적으로 발견되는 증상에는 결막염, 사시, 약시, 눈 깜빡임 등이 있다.

먼저 결막염은 충혈과 눈곱 끼임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1∼2주 정도 증상이 지속되며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경우가 많으나 합병증 등으로 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해지기 전에 안과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사시는 두 눈이 똑바로 정렬되지 못하고 한쪽 눈의 시선이 나머지 한쪽 눈의 시선과 서로 다른 경우를 말한다. 때문에 마치 다른 사람이 볼 때 두 눈이 같은 곳을 주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사시로 인해 약시도 발생할 수 있고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는 입체시도 저하될 수 있으므로 의심된다면 조기 안과진료를 통해 수술 혹은 안경 착용 등의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약시는 안과적 기저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근시, 난시, 원시 등의 굴절이상을 안경으로 교정해도 시력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한다. 만약 한쪽 눈에만 약시가 있고 다른 눈은 정상이라면 아이가 생활하는데 큰 불편함이 없어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도 아이의 상태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만 3세에서 4세 사이에 안과진료를 통해 약시 유무를 꼭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표적인 증상은 눈 깜빡임이다. 눈 깜빡임 증상은 많은 영유아들이 안과에 내원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 특히 봄철이 되면 알레르기 결막염으로 인한 가려움이 눈 깜빡임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시력에 대한 잘못된 속설들

Q. 우리 아이 시력이 마이너스래요.

안경을 쓰고 안과에 내원하는 아이들의 보호자가 “우리 아이가 눈이 안 좋아요, 시력이 마이너스예요”라며 내원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시력은 1.0을 기준으로 0.8, 0.6, 0.4와 같이 점차 낮아지면서 보는 정도를 수치화해 표현하는 것이고, 마이너스라는 표현은 눈의 굴절력을 표현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안경도수를 표현하는 것으로 한국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근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때 굴절력이 마이너스 값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Q. 안경을 안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지나요? 안경을 쓰면 시력이 좋아지나요?

안과진료 이후 안경을 써야 된다고 하면 대부분의 부모님이 속상한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안경 착용’ 자체가 어떤 질병이 있거나 병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근시인 아이들은 멀리 볼 때 불편하지 않도록 자신에게 맞는 안경을 착용해야 일상생활을 하거나 학교에서 지낼 때 잘 볼 수 있는 것이다.

즉, 안경을 착용한다고 굴절이상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안경착용이 시력을 나빠지게 하거나 좋아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상태의 굴절이상을 안경으로 교정해 아이가 잘 보고 불편하지 않게 지내도록 해주는 것이다.

Q. 아이가 스마트폰을 많이 봅니다. 시력이 나빠지지 않을까요?

최근 진료실에서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돌 무렵만 돼도 아기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며 스마트폰의 폐해가 명확히 증명된 것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크기가 작고 밝은 빛을 내는 전자기기를 너무 오랫동안 가까이에서 보는 과도한 근거리 작업은 근시가 진행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므로 무조건 스마트폰 사용을 막기보다는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이상은 보지 않도록 지도하고 부모님들이 생활환경을 조절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