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택 수

언뜻 내민 촉들은 바깥을 향해

기세 좋게 뻗어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실은 제 살을 관통하여, 자신을 명중시키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모여들고 있는 가지들

자신의 몸 속에 과녁을 갖고 산다

살아갈수록 중심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는 동심원, 나이테를 품고 산다

가장 먼 목표물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으니

어디로도 날아가지 못하는, 시윗줄처럼

팽팽하게 당겨진 산길 위에서

자신을 바깥으로 밀어내는 원심력과 끝없이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의 지향력을 활용해 자기성찰의 시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 거친 풍상을 견디는 나무를 바라보며 삶에 대한 강한 집착과 의지를 가다듬는 시인 정신이 강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