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연휴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승용차의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는 비율이 절반 이하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2013∼2017년 추석 연휴의 교통사고 40만731건을 분석하고 추석 연휴 때 4시간 이상 운전 경험이 있는 300명을 설문조사해 22일 이같이 밝혔다.

조사 결과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일반도로 30%, 고속도로 47%로 나타났다.

고속도로에서 뒷좌석에 태운 어린 자녀의 띠 착용률은 61%다.

뒷좌석 안전띠를 매지 않는 이유는 ‘불편해서’ 52%, ‘뒷좌석은 안전할 것 같아서’ 26%, ‘사고가 안 날 것 같아서’ 13% 순으로 꼽았다.

삼성화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도 최근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한 승용차 4천741대를 분석한 결과 운전석(96.2%)과 조수석(92.0%)의 안전띠 착용률은 높은 반면, 뒷좌석은 36.4%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 6세 미만의 카시트 사용률은 75.5%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선진국의 80% 수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교통사고가 났을 때 피해액은 1.5배 많고, 중상을 입을 확률은 1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연구소가 자체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 건당 평균 보험금은 안전띠 착용 160만원, 미착용 240만원이다.

탑승자 중상비율은 착용 0.4%, 미착용 4.7%다.

삼성교통연구소의 2011∼2015년 자체 DB 분석에서도 안전띠 미착용 치사율은 2.4명으로 착용 치사율(0.2명)의 12배로 나타났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고속도로 사고가 늘고, 13세 이하 사상자가 늘어나는 만큼 안전띠 착용이 필수라고 현대해상연구소는 강조했다.

연휴 때 13세 이하 사상자는 하루 평균 105.7명으로 평소(52.1명)의 약 2배였다.

안전띠 착용과 함께 염두에 둬야 하는 게 졸음운전 방지다.

삼성교통연구소에 따르면 하루 평균 졸음운전 사고는 연휴 기간 21건으로 전체 주말(19건)보다 13.4% 많았다.

졸음운전 사고에 따른 부상자는 추석 연휴가 26명으로 전체 주말(15명)보다 75.6% 많았다.

졸음운전 사고는 오후 2∼4시가 최다였다.

졸음운전이 늘고 차간 거리가 좁아지면서 추석 연휴는 후미 추돌사고(뒤차가 앞차를 들이받는 사고)가 전체의 39.0%를 차지했다고 현대해상연구소는 전했다.

설문 대상 운전자 300명 중 18.2%는 ‘다른 차가 끼어들 수 없는 거리’를 두고 운전한다고 답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운전자가 그렇게 운전한다는 응답률은 40.7%에 달했다.

현대해상연구소 이수일 박사는 “추석 연휴에는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길게 확보하는 안전운전이 필수”라며 “뒷좌석 동승자가 안전띠를 착용하는 것만으로도 중상 확률을 1/12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