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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으로 본 훈민정음 창제의 갑론을박

등록일 2018-10-11   게재일 2018-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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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희룡서예가  
▲ 강희룡서예가

1443년(세종 25) 세종은 새로 우리 글 28자를 창제하였다. 1443년 12월 30일 실록의 기록에는 ‘이 달에 임금이 친히 언문 28자를 지었는데, 그 글자가 옛 전자(篆字)를 모방하고 초·중·종성으로 나누어 합한 연후에야 글자를 이루었다. 비록 간단하고 요약하지마는 전환하는 것이 무궁하니 이것을 훈민정음이라고 일렀다’고 기록하고 있다. 훈민정음은 무엇보다 창제 동기가 밝혀져 있는 문자라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으뜸간다고 볼 수 있다.

이 훈민정음의 창제를 반대한 대표적인 인물이 최만리였다. 1444년 2월 20일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는 훈민정음 창제를 반대하는 상소문을 올렸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문자를 만드는 것이 중국을 사대(事大)하는데 잘못이라는 점이다. 조선은 대국을 섬기어 한결같이 중화의 제도를 준행하였는데 언문을 창작한 것을 보고 모두 옛 글자를 본 따서 새로 된 글자가 아니라 하지만 음을 쓰고 글자를 합하는 것은 모두 옛 것에 반대이며 중국에 흘러가서 비난하는 자가 있으면 대국을 섬기고 중화를 사모하는 데에 부끄러움이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두가 있음에도 언문을 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설총의 이두는 모두 중국에서 통행하는 글자를 빌어서 어조(語助)에 사용하였기에 문자가 원래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므로 괜찮으나, 이번의 언문은 새롭고 기이한 기예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셋째로, 몽고·서하·여진·일본·서번 등 중국 글자가 아닌 고유 문자가 있는 나라는 모두 오랑캐 민족임을 강조하였다.

넷째로, 너무 빨리 시행하는 데 따른 문제점도 지적하였다. 나라 사람이 모두 옳다 하여도 오히려 다시 세 번을 더 생각하고 제왕에 질정하여 어그러지지 않고, 중국에 상고하여 부끄러움이 없으며, 백년이라도 성인을 기다려 의혹됨이 없는 연후라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문이 비록 유익하다 해도 문사(文士)의 육예(六藝)의 한 가지일 뿐이며, 정치하는 도리에 하나도 유익됨이 없으며, 정신을 연마하고 사려를 허비하며 학업에 손실이 온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세종은 신하의 상소문을 다음과 같이 조목조목 지적하였다. “너희들이 이르기를, 음을 사용하고 글자를 합한 것이 모두 옛 글에 위반된다 하였는데, 설총의 이두도 역시 음이 다르지 않으냐. 또 이두를 제작한 본뜻이 백성을 편리하게 하려함이 아니겠느냐. 만일 그것이 백성을 편리하게 한 것이라면 이 언문도 백성을 편리하게 하려한 것이 아니겠느냐? 너희들이 설총은 옳다 하면서 군상(君上)의 하는 일은 그르다 하는 것은 무엇이냐. 또 네가 운서(韻書)를 아느냐. 사성 칠음(四聲七音)에 자모(字母)가 몇이나 있느냐. 만일 내가 그 운서를 바로잡지 아니하면 누가 이를 바로잡을 것이냐. 또 상소(上疏)에, 새롭고 기이한 하나의 기예라 하였으나 내 늘그막에 나날을 보내기 어려워서 서적으로 벗을 삼을 뿐인데 어찌 옛 것을 싫어하고 새 것을 좋아한다 하느냐. 또한 매사냥을 하는 것도 아닌데 너희들의 말은 너무 지나침이 있다. 그리고 내가 늙어서 국가의 서무(庶務)를 세자에게 오로지 맡겼으니 비록 작은 일이라도 참예(參詣)하여 결정함이 마땅하거든, 하물며 언문이겠느냐. 만약 세자로 하여금 항상 동궁에만 있게 한다면 환관에게 일을 맡길 것이냐. 너희들이 신하로서 내 뜻을 밝게 알면서도 이러한 말을 하는 것이 옳겠느냐?”

세종은 언문이 백성들에게 무엇보다 편리한 글임을 강조하면서 신하가 비판한 상소를 세세히 반박하였다. 백성을 최우선으로 한 성군의 정신은 한글 창제와 더불어 인재를 찾아 씀으로서 ‘농사직설’과 ‘향약집성방’의 간행이나 측우기와 같은 과학 기구의 발명으로 한민족 문화의 절정을 이루게 되었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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