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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사의 슬픈 사랑 품은 비산나루터, 아이들 웃음소리로 되살아나다

등록일 2018-10-17   게재일 2018-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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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과 함께한 구미공단
⑤ 소통의 공간 낙동강

   
▲ 옛 비산나루의 모습.
 

△ 물류기지 역할을 하다

예로부터 구미는 낙동강이 중앙으로 가로 흐르면서 지역에 있던 나루는 물류기지 역할을 해왔다.

위치상 낙동강 중간 기착지로서의 기능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곳이다. 그렇다보니 구미지역 낙동강에는 나루가 많았다. 염창나루를 비롯해 연산, 원흥, 월림, 이곡, 도방, 신풍진, 태조, 용산, 여진, 고도진, 도부진, 강창, 새도방, 강정, 양진, 계동, 비산, 동락, 감천 등 22개의 나루터가 운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고대부터 근대까지 수십 개의 나루가 시대에 따라 존폐를 거듭해 왔기에 정확한 사실은 알기 어렵다. 이들 강나루는 조창(漕倉)이나 사창(社倉), 염창(鹽倉)을 지어 세곡이나 곡물을 비롯한 필요 물픔을 받아들이거나 출하시키는 역할을 담당했다. 나루를 통해 각 지역의 주요 산물이 출하되고 상선들이 외지산 거래 산물을 실어와 물품을 거래하면서 나루 인근에는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되었다.

비산나루와 강정나루, 계동나루, 이곡나루가 대표적인 곳으로 외국 사신 접견과 영접지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그 중 여진나루는 선산부의 관문에 월파정을 만들어 사신들을 직접 영접한 곳이다. 교통의 중심지라는 특성상 국가적인 위난이 닥쳤을 때 도하를 위한 요충지이기도 해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22개의 구미지역 나루, 예로부터 나라의 주요 물류기지 역할
근대엔 주민·공단 근로자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돼
수많은 사연과 애환 서려있는 구미지역 나루터
향토문화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문화축제’ 열어
옛 향취 물씬… 구미 대표 문화행사 자리매김



△소통의 중심지 비산(飛山)나루
비산(飛山)의 원래 이름은 지역의 흙이 붉다고 해서 비산(緋山)이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비산(飛山)으로 개칭된 것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지금의 비산은 신라시대부터 선산부(일선군)소속으로 남부지역 운하와 동서 교통의 요충지였다. 사서에는 신라 명장 김유신이 백제 정벌을 위해 660년 병사 5만명을 거느리고 군위, 효령, 장군동을 거쳐 구미 비산나루를 지나 지산을 거쳐 진군을 했다는 기록이 있어 예로부터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음을 알 수 다.

특히, 근대로 넘어오면서 구미지역의 동서안을 건너는 소통의 중심 나루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강동지역의 양포동, 거의동, 옥계동과 산동, 장천 등지의 주민, 학생, 근로자, 농민들이 많이 이용했다. 그 중에서도 공단으로 출·퇴근을 하는 근로자들이 많았다고 한다.

비산나루는 주민들과 근로자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되는 교통이면서 일상이었다.

농부는 각종 곡물과 채소, 가축 등을 배에 실었고, 영농 철이면 농사를 짓기 위해, 겨울철이면 땔감을 구하기 위해 강을 건넜다.

1970년대에는 구미공업단지로 인해 외지에서 구미로 온 근로자들이 주말에 배를 이용해 유희(遊戱)를 즐겼다. 특히 주말이면 400∼500여 명의 근로자들이 양호동 강가 버들 숲을 찾기 위해 배를 이용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근로자들이 이 곳을 찾으면서 나루의 전통 식품 매운탕을 하는 식당들이 많이 생겨났다.

지금도 비산나루 인근에는 매운탕 식당들이 전통의 맛을 이어오고 있다.

 

  ▲ 비산나루의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추진한 비산나루문화축제에서 어린이들이 나룻배 체험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 비산나루의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추진한 비산나루문화축제에서 어린이들이 나룻배 체험을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젊은 이발사와 공단 아가씨의 슬픈 사랑 이야기
오랜 세월을 지낸 나룻가는 숱한 사람들의 사연과 애환의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비산나루터 역시 6.25 비산전투를 비롯해 빈수골 총각 사랑 이야기, 물놀이 사고, 나무지게를 지고 얼음 위를 걷던 이야기, 홍수 때 소·돼지 등을 건져올렸던 이야기, 공단 근로자들의 버들숲 유희놀이 이야기 등이 수도 없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 중에서 빈수골 총각과 공단 아가씨의 사랑 이야기가 눈길을 끈다. 1981년 어느 여름, 강변에서 발생한 일이다. 용수골에 살던 조씨(당시 28세)는 군대를 마치고 이발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조씨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비산나루터를 자주 이용했다. 그러다 같은 마을에 살던 한 아가씨를 좋아하게 됐다. 20대 초반이었던 이 아가씨는 구미공단에서 일하고 있어 비산나루터에서 배로 출·퇴근을 했다. 이 아가씨 역시 조씨의 잘생긴 외모에 반해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가족들의 반대로 이 두사람의 사랑은 성사될 수 없었다. 그러던 여름 어느날 밤 10시 경 두사람이 함께 비산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귀가를 하게 됐다. 당시 아가씨와 올케,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귀가하는 이발사 4명이 타고 있었다.

배가 강 한 가운데에 이르자 조씨는 자신이 아가씨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증명하겠다며 신발과 예비군 옷을 벗고 강에 뛰어들었다.

어두운 밤에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모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조씨의 일행이었던 이발사들은 평소 조씨가 헤엄을 잘 했기에 약간의 시위라 생각했다. 하지만 조씨는 끝내 강물에서 나오지 않았다.

조씨는 다음날 칠곡 석적에서 발견됐다. 이 이야기는 사랑의 진실을 몸소 보여준 비운의 사랑이야기로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 나루의 퇴진과 동락 신나루
낙동강의 나루는 1894년 갑오경장으로 조선시대 공부제도가 현물에서 금납제로 바뀌고, 1905년 경북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급격한 쇠퇴의 길로 접어든다. 구미지역의 나루 역시 1967년 용산 나루터에 일선교가 건설되고 이어 여러 대교들이 들어서면서 그 모습이 사라져갔다.

다만, 용산나루터, 비산나루터, 동락나루터 부근에 아직까지 강나루 매운탕 식당들이 지역음식을 이어가고 있어 이 곳이 나루터가 있었던 자리였음을 짐작케 할 뿐이다.

구미시는 사라져가는 나루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보전하기 위해 2015년 4월 동락공원 일대에 ‘동락 신나루 문화벨트사업’을 완료했다.

이 사업은 구미시가 2011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의 옛 나루문화 활용을 통한 강변관광문화 개발계획에 따라 사업비 48억원으로 비산나루를 중심으로 추진하다 사업부지 및 진입로 확보가 어려워 동락나루로 변경한 것이다.

기존에 조성된 동락공원과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와 연계해 수변 문화공원으로 꾸며져 있다. 동락 신나루는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나룻배 형상의 전망대, 돛을 상징하는 조형물, 야간조명이 어우러진 바닥분수, 구미과학관으로 이어지는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또 안에는 옛 나루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나룻배가 전시돼 있다.

 

  ▲ 나루의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구미시가 조성한 동락 신나루의 모습. /구미시 제공  
▲ 나루의 문화를 이어가기 위해 구미시가 조성한 동락 신나루의 모습. /구미시 제공

△ 비산나루문화축제
나루가 사라지면서 이를 추억하기 위한 노력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비산동은 비산나루의 문화를 기억하기 위해 2010년 6월 19일 제1회 비산나루문화축제를 열었다.

축제는 그네뛰기, 널뛰기, 씨름, 나룻배 진수식, 나룻배 체험하기 등 다행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주민들이 직접 나서 비산나루의 옛 문화를 살리기 위해 추진했기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주민들은 “나룻가는 향토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깃든 곳”이라며 “그 중에서도 비산나루터는 비산향교와 낙서정의 선비문화, 갈뫼시장의 시장문화, 강나루의 나루문화, 당산의 동제문화, 강변 전통음식문화, 공단문화 등 여러 문화가 혼재한 곳인 만큼 그 문화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주민들이 직접 나서 비산나루문화축제를 열고 있다.

이 축제는 지금까지 매년 열리면서 구미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역문화인 나루문화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바램이 실천으로 이어진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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