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현대제철, 수년째 임단협 노사 갈등
한노총 소속 동국제강, 24년째 무분규 타결

국내 철강 빅3사 가운데 2, 3위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의 노사문화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인 현대제철은 임단협을 놓고 수년째 노사갈등을 겪어오고 있는 반면, 한국노총 소속인 동국제강 노사는 24년째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해 오고 있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충남 당진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 15일 결의대회에 이어 20일까지 2차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노조의 2차 총파업은 지난주 있었던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부결된데 따른 것이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금 4만3천788원 인상과 성과금 250% + 280만원, 상품권 20만원’등의 노사 합의사항에 대해 지난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부결됐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에는 노조측이 설치한 무대가 수일째 정문을 가로막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 화물차들이 물류수송에 애를 먹고 있고, 확성기를 통해 고음의 음악을 내보내는 바람에 이 곳을 찾는 외지인은 물론 사무직원들조차 소음공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이번 총파업에 대해 철강업계에서도 좀 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나 동국제강 등과 비교해도 평균 연봉이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주요 철강회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연봉은 8천500만원 정도로, 근속연수 등을 감안하면 업계 1위인 포스코(8천700만원)와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5조3교대제 역시 현대제철 노사가 오는 2020년까지 도입하기로 했지만, 철강업계는 물론 아직 본격 시행중인 사업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대부분이 4조3교대를 시행하고 있다.

현대제철과는 달리 동국제강은 올해 임단협을 일찌감치 마무리지었다. 지난 1월 인천제강소에서 ‘2018년 임금협약 조인식’을 가졌다. 24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이다.

동국제강은 이밖에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체계 개편 등에 따른 협력사의 경영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22개 사내 협력업체에 동반성장 지원금 약 100억원을 매년 현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동국제강 협력사는 지원금 활용 계획서를 제출하고 임금인상, 인력 충원 등 원하는 곳에 자율적으로 지원금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에도 인적 구조조정 없이 극복했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는 노조가 자발적 임금 동결을 선언, 회사에 힘을 보태며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 2014년에는 철강업계 최초 통상임금관련 임금체계개편에 합의하기도 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24년째 무분규로 임단협을 체결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로 등을 조정하는 데 있어 노사가 서로 원활하게 소통하기 때문에 크게 부딪치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통계청의 임금결정진도율(임단협 타결률)은 지난 6월 기준 33.9%로 민간부문은 34.5%, 공공부문은 15%로 조사됐다.

/김명득기자 mdkim@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