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성장률 전망 2.7%로 낮춰

한국 경제 전망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 이어 한국은행도 비관적인 분석을 내놨다.

한은은 18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2.9%에서 2.7%로 0.2%포인트, 내년 성장률은 2.8%에서 2.7%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작년 말 2.9%로 전망했다가, 올해 1월 3.0%로 높인 바 있다. 그러나 7월 2.9%로 눈높이를 낮추고 나서 이날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2.7%로 하향 조정했다. 2012년은 유럽 재정위기로 수출이 힘들었던 시기다.

한은만 성장률을 낮게 보는 것은 아니다. 올해 한국 경제가 3.0% 성장하리라고 점쳤던 OECD와 IMF도 최근 나란히 전망치를 2.7%, 2.8%로 낮췄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이날 성장률 전망을 2.8%에서 2.7%로 낮췄다. 정부도 연말 경제정책 방향에서 2.9%로 제시한 현재 성장률 전망을 내릴 수 있음을 시사한 상태다.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심각한 고용 쇼크와 투자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현재 추세라면 고용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월평균 신규 취업자 수는 작년의 경우 31만6천명을 기록했지만, 올해 7월과 8월에 각각 5천명과 3천명에 그쳤다.

올해 9월까지 월평균으로 보면 9만명밖에 되지 않아 전년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는 2009년(-8만7천명) 이후 최소로 전망된다.

고용 부진은 가계 소득 부진→소비 감소→기업 이익 감소→투자·고용 감소→가계 소득 부진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경제에 주는 타격이 크다. 전문가들은 고용 부진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성장률이 반등할 기회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한은은 이날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을 기존 1.2%에서 -0.3%로 낮췄다. 설비투자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내다본 것.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도 -0.5%에서 -2.3%로 더 낮췄다.

대외 변수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다음 달 예정된 미국의 중간 선거는 미국 경제정책 경로를 바꾸면서 전 세계 경제를 불안으로 몰아넣을 수 있는 요인이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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