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안동호 쇠제비갈매기의 비밀’ 연출 신동만 KBS PD

▲ 1년간의 고생끝에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다큐 제작을 마친 신동만PD. /한겨레 조홍섭 기자 제공
▲ 1년간의 고생끝에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다큐 제작을 마친 신동만PD. /한겨레 조홍섭 기자 제공

“고향을 떠나 타지에 정착한 ‘특별한 손님’ 쇠제비갈매기의 집단번식을 위한 필사적인 사투(死鬪), 천적에 의한 무차별적인 포식,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내륙 정착의 생태적인 의미와 비밀을 밝혀내고자 했습니다.”

1년간 애쓴 끝에 전파를 타게 된 다큐멘터리 ‘안동호 쇠제비갈매기의 비밀’을 연출한 신동만 KBS PD는 “번식지인 모래섬의 수위 상승에 맞선 쇠제비갈매기의 극적인 생존, 그것은 ‘야생의 기적’이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다”며 “그 과정을 4K UHD 영상에 담는 1년간의 대장정은 위대한 도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수위 상승 맞선 극한 생존 과정
앵글에 담아낸 1년간의 대장정
주 먹이원 빙어 여름에도 활동
안동호 정착 원인 찾아내

경북 성주 출신인 그는 KBS의 대표적인 환경 프로그램이던 ‘환경스페셜’에서 자연생태 전문 피디로 활동해왔다. ‘최후의 모래땅-신두리’, 멸종 3부작, 고라니의 사랑, ‘밤의제왕-수리부엉이’, ‘조선 호랑이 왕국 왜 사라졌는가’ 등 많은 자연·환경 관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그의 손을 거쳤다. 특히 신 PD는 지난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다큐멘터리 동화 ‘쇠제비갈매기의 꿈’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 책은 신 PD가 시화호에 사는 쇠제비갈매기의 치열한 삶을 영상으로 담고 글로 기록한 것이다.

신 PD는 “바닷새인 쇠제비갈매기가 왜 내륙 호수인 안동호를 제2의 고향을 삼고 살아가고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에 대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학적 관점에서 야생의 모습을 기록하고 밝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 모래톱에서 주로 번식하던 쇠제비갈매기가 내륙의 호수 안동호에 서식하고 있다는 점에 궁금증이 일었고, 이런 호기심이 그를 1년간 안동호에서 발을 떼지 못하게 했다.

신 PD는 “호수 한 가운데에 있는 쇠제비갈매기 서식지를 사람의 간섭없이 촬영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며 “24시간 촬영할 수 있는 원격조정 4K UHD 카메라와 고용량의 영상파일을 와이파이(Wi-Fi)로 수신하는 국내 최초의 원격 4K 촬영시스템 덕분에 그것이 가능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문제는 호수 특성상 비가 내릴 때마다 달라지는 수위였다. “쇠제비갈매기가 도착하기 전 모래섬에 설치했지만, 비가 올 때마다 달라지는 호수의 수위 때문에 카메라 위치를 바꿔줘야 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고 신 PD는 말했다.

그는 “100여 일간 촬영 기록을 분석·통계한 결과, 바다새 쇠제비갈매기가 내륙 안동호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주 먹이원인 빙어가 있었기 때문이고 실제 빙어가 먹이원의 83%를 차지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번 분석을 통해 그는 쇠제비갈매기가 외래어종 퇴치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쇠제비갈매기가 빙어를 비롯해 외래어종인 배스 등의 치어도 먹이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냉수성 어종에 속하는 빙어가 안동호에는 여름에도 활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곳의 여름철 평균 수온은 20∼25℃로 이 정도의 수온에서 빙어가 살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신 PD는 “비록 내륙이지만 빙어와 같은 먹이원이 풍부하다는 것이 쇠제비갈매기가 매년 이곳을 찾아왔던 이유였다”면서 “천적들이 모래섬을 한바탕 뒤집어 놓을 때, 폭풍우가 휘몰아쳐 모래섬이 잠길 때,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이 살아남고자 몸부림치는 끈질긴 생명력 등 삶과 죽음의 순간을 생생히 담은, 지금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한 다큐멘터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