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국회의원 112명 가운데 42명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이 범보수진영 유력주자들과의 연속 토론을 추진키로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초청대상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태호 전 경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등 5명이다. 이번 토론회가 한국정치가 안고 있는 핵심과제들에 대한 바른 해법을 모색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지리멸렬해온 범보수진영 재건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인지 기대가 크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언론에 “초선 의원 모임이 다음 달 주요 인사를 한 명씩 초청해 정치분야 현안에 대해 의견을 묻는 ‘프리토킹(자유토론)’식 간담회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선 의원들은 토론초청 대상인 ‘잠룡’들에게 전당대회에 관한 구체적 계획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입장, 문재인 정권 대항방안, 2020년 총선 복안 등 이슈들에 대한 견해를 두루 파악할 계획이다.

일단 황 전 총리, 오 전 서울시장, 원 제주지사는 지도부에서 입당 추진을 공식화한만큼 어떤 형태로든 자신들의 행보와 관련한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경우 아직은 현실정치에서 한발 떨어져 있지만, 토론회 참석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그러나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는 미지수다. 토론회의 성격과 지향점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참석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당 초선들의 이번 토론 기획이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아전인수식 ‘보수대연합’ 바람을 잡기 위한 의도에서 파생된 것이라면 의미는 퇴색될 것이다. 일체의 시나리오 없이 그야말로 허심탄회하고 진지하게 펼쳐지는 토론이 돼야 비로소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이다. 오늘날 이 땅에 ‘보수정치’가 왜 필요한지에서부터 샅샅이 훑어 민심에 깊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진솔한 담론의 경연장이 돼야 한다.

국민들은 5명 유력주자들의 생각에 대해서 큰 궁금증을 갖고 있다. 새로운 보수의 위상을 구축해낼 동량들이 과연 누구인지, 그들의 설계도는 어떤 것인지 알고싶어 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건강한 보수, 달라진 보수의 성격은 어떤 것인지, 지향점은 또 어떻게 재구축돼야 하는지 가늠해보고싶어 한다.

주제에 제한을 두지 말고, ‘끝장토론’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무조건 통합’에만 매달려 망가진 잔해들을 얼기설기 대충 묶어 매는 일이 집착하는 것보다 어리석은 짓은 없다. 민심은 이제 더 이상 그런 방식의 눈가림식 땜질 정치에 현혹되지 않는다. 부실한 리모델링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가 없다.

이번 토론이 튼튼한 보수정치를 재건축하기 위한 기초작업 출발의 의미있는 기공(起工) 이벤트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