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주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의 과반을 민주당에 내줬다.

트럼프는 2016년 당선 이후 자신을 지지해준 유권자들에게 충분히 보답했다고 생각된다. 미국 이기주의를 앞세우고, 막대한 재정지출을 통해 매월 2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입장이 변한 것같다. 2016년 당시는 삶이 너무 고단해서 트럼프를 지지했지만 이제는 그의 정책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정책은 부작용을 더 강한 정책으로 덮어야 이어나갈 수 있는 마약같은 것인데 민주당에 하원의 과반을 빼앗겨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공화당과 대별되는 것은 경제의 지속성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특히 하원은 예산과 재정을 관할하고 있는 바, 트럼프의 과도한 재정지출로 인해 미국정부의 살림살이가 부실해지는 것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국채의 발행량이 줄어 채권가격 반등이 예상된다. 다시 말해서 금리가 하락한다는 이야기다. 이는 주식시장에도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최근 증시가 붕괴된 직접적 요인이 인플레로 인한 금리 상승 우려였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은 기후변화에 신경을 쓸 것이다. 따라서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재개될 전망이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인프라 투자 확대에는 공감하나 민주당은 신재생에너지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또 민주당은 국가안보 및 보안에도 예민하다. 국방투자는 강화될 것이며, 록히드마틴이 이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된다. 또한 해킹 방지 사이버 보안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이버 보안은 신경제를 불러오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 10월 3일 미국연방법원은 가상화폐가 불법수단이 아니라 상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스위스, 싱가폴, 필리핀 등은 이미 가상화폐를 인정했다. 한국도 중앙정부는 아직 가상화폐를 불법으로 규정하지만 서울시나 부산시는 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그 만큼 제도권의 실망스러운 경제에서 벗어나 성장잠재력이 있는 민간경제에 돈, 즉 혈액을 공급하려는 것이다. 어차피 대세가 이 쪽으로 가고 있는 바, 미국도 주도권을 놓칠 수 없어 이와 같은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가상화폐가 거래되는 블록체인조차 해킹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은 해킹이 불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그러나 해커들은 블록체인의 정보 저장능력이 떨어져 거래량이 많아질 때 체결이 지연된다는 약점을 이용한다. 예를 들어 가상화폐 거래소의 블록체인에 수십대의 컴퓨터가 돌아가고 있는데 거래가 집중될 때는 거래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편법으로 몇 대만의 컴퓨터로 운영한다. 이렇게 되면 해커가 수십대의 컴퓨터를 해킹할 필요없이 몇 대만 뚫으면 된다.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인적이 드문 광산에서는 덤프트럭을 자율주행시키면 별 문제 없이 인건비를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해커들이 덤프트럭을 해킹해서 탈취하는 사건들이 벌어진다.

결국 신경제가 도래하려면 사이버 보안이 선결 과제인 바, 모든 정부가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 따라서 관련 기업 투자에도 관심이 가는데 한국은 신경제 관련 규정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바, Palo Alto Networks와 같은 글로벌 사이버 보안 업체에 먼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편 트럼프의 무역갈등에 대해 민주당이 당장 방해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과의 패권 다툼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양당의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수출기업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단, 2년 후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그들은 지금처럼 질서를 훼손하지는 않을 것인 바, 무역갈등 수위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산업은 약가 인하 압력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범위가 넓어져 약의 수요가 증가하고, 또 신약의 개발 및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어 별 타격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