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것은 김장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임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결과다. 김치는 한국적 전통과 풍속을 잘 표현한 대표 음식이란 뜻이다. 우리 국민의 95%가 하루에 한번 이상 김치를 먹는다는 조사 결과처럼 한국인의 식단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반찬이다.

미국 건강잡지 ‘헬스’는 세계 5대 건강식품의 하나로 한국의 김치를 선정했다. 김치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고 소화를 잘 돕고, 암 예방에 유익하다는 것이 선정 이유다. 실제로 김치는 겨울동안 사람에게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C 등을 보충해 주는 건강식품이다.

우리의 조상은 겨울동안 생산되지 않는 채소의 저장 방법으로 김치를 고안해 냈다. 인류가 많은 저장법을 고안했지만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까지 김치만한 저장 방법은 없었다. 소금에 절이거나 말려서 보관할 수 있으나 이러면 영양이 파괴되고 맛도 없게 된다. 김치는 신선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맛도 살린 저장식품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김치는 또한 발효식품이란 특징을 갖고 있다.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젓갈류 등과 같은 발효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식품이다. 발효식품은 오래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지만 소화를 돕고 맛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

우리나라에는 200종이 넘는 김치가 있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 맛과 종류가 다양하다. 특히 지역별 온도에 따라 김장 담는 시기도 다르고 양념과 재료의 사용 방법도 제각각이다. 추운 북부지방은 김치가 쉽게 익지 않으므로 소금, 젓갈, 양념류 등을 적게 사용해 싱거운 김치를 담근다. 그러나 남부지방은 양념을 많이 사용해 맵고 짜게해 저장성을 높인다.

올해 김장 적기는 북부지역은 11월 하순, 영남권은 12월 중순이나 하순이 좋다고 한다. 김장은 예부터 입동을 전후해 담그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고 했다. 최저 기온이 영하 1℃로 떨어지고 하루 평균 기온이 4℃ 이하를 유지할 때 유산균이 가장 잘 살기 때문이다. 김치를 땅속 장독에 묻어두는 것도 같은 원리로 땅속 온도를 감안한 지혜다. 주부들의 겨울준비가 바빠지는 계절이 왔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