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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고도, 안 바뀌는 ‘탈원전’

등록일 2018-11-13   게재일 2018-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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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현 “탈원전 기조 변경 없다”
야 의원들 수정 요구에 선 그어
천문학적 피해 도내 원전 지역
혹시나 기대감에 더 큰 실망감
정부 피해대책·대안사업도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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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이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원전 밀집지역인 경북 동해안이 또다시 실의에 빠졌다. 지역민들은 김 실장의 취임 이후 탈원전 정책 기조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한가닥 기대감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의 고향이 천지원전 1·2호기 건설이 무산돼 고통받아온 영덕군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탈원전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탈원전 정책을 수정하라는 야당의 요구에 그는 “정책 기조에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유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이날 김 실장에게 “원전 폐기를 주장했었는데, 아직도 그 생각이 유효하냐”고 물었다. 이에 김 실장은 “큰 취지에서 그 방향(탈원전)으로 가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원전 폐기라기보다는 60여 년에 걸친 에너지 정책을 전환하자는 것이 합당한 표현”이라고 했다. 다시 이 의원이 “원전 보유국들이 재생 에너지 쪽으로 갔다가 대부분 다시 원전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원전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김 의원은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다”고 팽팽히 맞섰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경북 동해안지역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가 울진군 신한울원전 3·4호기 무산과 관련해 주민참여 협의체 구성에 적극적인 의사를 내비치는 등 원전건설재개에 희망의 불씨를 지펴오던 터라 상실감이 더 크다는 반응이다.

영덕지역 원전건설 예정지였던 석리의 윤영곤(54) 원전생존권 대책위 사무국장은 “청와대의 울진군 민관대화창구 개설을 계기로 영덕군도 천지원전 재개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는데, 신임 정책실장의 한 마디에 모든 꿈이 잿빛으로 변했다”면서 “지역민들의 이유있는 아우성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들어보고 결정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경북 동해안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천지원전 1·2호기 건설이 백지화된 영덕과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이 무기한 연기된 울진, 월성원전 1호기가 조기 폐쇄된 경주 등 경북지역 피해를 돈으로 환산하면 9조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완수(경남 통영) 의원은 지난달 경북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신한울 3·4, 천지1·2호기 등 신규원전 백지화, 월성 1호기 조기폐쇄로 연인원 1천272만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제 피해가 9조4천935억원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사회경제손실 비용 약 4조4천억원, 신규원전 백지화 시 법정지원금 약 5조원, 월성 1호기 약 360억원 등 법정지원금 5조36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천문학적인 피해가 예상되지만, 정부의 피해 대책이나 대안사업 추진계획은 전무한 실정이다. 오히려 원전자율신청특별지원금으로 영덕군에 지급한 380억원마저 다시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천지 원전 1·2호기 건설이 무산된 영덕군은 정부의 백지화 발표 이후 원전 예정부지 324만㎡ 가운데 18.9%만 한국수력원자력이 매입한 상태로 사유재산권만 침해당한 채 아무런 대책없이 방기돼 있다. 또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가 탈원전 정책 이후 종합설계와 환경영향평가가 모두 중단돼 사실상 5∼6월부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경북도는 원자력발전소 대신 원전해체 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꿩 대신 닭’을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않은 실정이다. 원전해체연구소(원해연) 유치를 두고 동남권 지자체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북 경주와 부산 기장, 울산 울주가 원해연 유치에 뛰어들었다. 산자부는 내년 1월 원해연 부지 선정 공모에 나서 6월 부지를 확정할 방침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자력 전 주기 시설을 갖춘 경주가 원해연이 들어설 최적지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경주가 탈원전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곳인만큼 원해연 유치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해연 유치와 관계없이 원전해체 산업 육성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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