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수능 만점’ 주인공 서준호 씨 인터뷰
시험 후 시간 많아질때
운전면허 취득과
다양한 아르바이트 추천
고교 친구들과 여행으로
잊지못할 추억 만들길

지난 2012년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 포항 동성고등학교에 수능 만점자가 나왔다.

그는 포항에서 할머니, 남동생과 함께 살았다.

집안 사정도 어려워 학원이나 과외 교육없이 학교수업과 EBS교육방송으로 학업을 이어갔다.

그는 노력파였고, 정공파였다.

위기를 기회로 뒤바꾼 그는 그 해 언어와 수리, 외국어 등 3개영역과 사회탐구영역 2과목(윤리, 한국근현대사)에서 만점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이 밝았다.

본지는 현 수험생들에게는 용기를, 1년 뒤의 수험생들에게는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6년 전 포항에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던 서준호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수능 만점을 받았는데, 혹시 취업에도 성공했는지.

△아직 학생이다. 현재는 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올해 25살이니까 수능을 친 지 벌써 6년이 됐다. 군대를 다녀왔고, 현재는 공기업을 목표로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군대 가기 전에는 자주 고등학교를 찾아갔었는데, 아직 취업된 상태도 아니고 무언가를 이룬 상태도 아니다보니 부담스러워서 최근에는 한 번밖에 안 갔다. 취준생들이 왜 고향을 꺼리는지 조금 이해할 거 같다(웃음).

-수능을 잘 치른 비결이 따로 있다면.

△솔직히 고등학교를 입학해 1∼2학년 때까지는 시험기간이 아니면 평소 잠을 줄이면서까지 열심히 하지 않았다. 공부는 평소에 하긴 했지만, 주로 학교 정규 수업시간을 잘 활용했던 것 같다.

주변을 보면 학교 수업을 경시하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수업시간에 어차피 따로 자습해봤자 효율이 없을 거로 생각했다. 평소 예습을 생활화하면서 수업시간을 하나의 복습 재료로 활용하다 보니 훨씬 더 기억에 오래 남고 이해하기 편했다.

고3이 돼서는 ebs 교재와 수업을 중심으로 공부했던 것 같다.

-과목별 공부 노하우를 좀 알려줄 수 있는가.

언어는 솔직히 개인마다 편차가 심하다. 그냥 문제만 풀어봐도 바로 90점 나오는 사람이 있고, 80점 나오는 친구도 있다.

나 역시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90점 이상 점수가 나왔지만,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고 기본 실력에만 의존하다보니 점수가 오른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

특히, 문제집을 토대로 풀 수 있었던 비문학과 달리 문학은 이론을 따로 정립할 필요를 느꼈다.

ebs 교재로 문학의 개념을 우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특히, 이론을 습득하고 나서는 모의고사 문제를 풀 때 먼저 정답을 찾는 것보다 ‘왜 이 지문이 정답이 아닌가’를 분석했다.

반복학습을 하다 보니 점수가 오르진 않아도 다행히 내려가지도 않더라.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흔히 수학은 문제를 많이 푸는 것이 정답이라고들 생각한다. 이 역시 맞는 말이지만, 반드시 개념을 익혀야 한다.

나 역시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엄청나게 고생했다.

입학 전에 미리 예습을 하고 싶었으나, 고등학교 수학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게 느껴졌다. 수포자(수학포기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기에 충분할 정도였다.

마음을 다잡고 단순 문제풀이보다 개념 확립에 집중했다.

‘책 한 권 끝내기’를 목표로 세워서 도전해봤다. 100% 이해를 못 했지만, 한 권 다 풀고 나니 도움이 되더라. 한 권의 책으로 어느 정도 수학적 개념을 잡고 나서는 문제집 풀기와 소위 ‘양치기’에 집중했다.

시간이 없다면, 우선으로 자신이 무슨 유형에 약한지 파악해서 집중해야 한다.

수능 영어는 단어를 외울 의지가 없으면 진입 자체가 안된다.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ebs 교제에 나오는 지문을 많이 익혔다. 실제로 수능 때 ebs 지문과 연계한 문제가 많아서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그 시간을 긴 지문을 독해하는 데 썼다.

그리고 고3 영어가 되면 지문이 갑자기 어려워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단순히 단어만 믿고 문제를 풀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럴 때는 관계대명사나 접속사 등을 분석해보고 문장이 끊기는 곳, 주어와 동사 위치 등을 인지해 한 단계씩 해결해나가야 한다.

탐구과목은 기출문제를 많이 풀어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히기 때문에 나 역시 기출문제에 집중했다.

-오늘 수능을 치르는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 자신의 노력을 믿어라. 최선에 대한 후회가 없도록 시험이 끝난 후에는 다음 목표를 가지길 바란다.

웃길 수도 있지만, 지금같이 여유로울 때 면허 꼭 따셨으면 좋겠다. 수능 이후 면허를 미룬 게 참 후회된다. 제주도 여행 가려도 해도 면허 딴 지 1년이 안돼서 대여를 안해주더라. 또 아르바이트 안했던 게 마음에 남는다.

시험 치고 나서 남는 게 시간이지 않나. 대학교를 올라와 보니 고등학교 친구들이 모두 뿔뿔이 흩어지더라. 고교시절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 그 나이의 감성을 갖고 국내여행이라도 했으면 좋겠다. 지금이 추억을 함께할 좋을 시기라서 그래서 나중에 그럴 추억들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