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로 본사 이전’ 방침 밝혀 ‘거점공항 이전설’ 현실화
기종 바꿔 내년 4월 정상운항 약속했지만 자금난 문제 여전
새 지역항공사 설립 방침 세운 포항시와 ‘대립각’ 세워

에어포항이 본사를 김포로 옮기겠다는 방침을 밝혀 애초 제기됐던 에어포항의 거점공항 이전설이 현실화하고 있다.

에어포항의 본사 이전 방침은 포항시의 새로운 지역항공사 설립 방침과 대립각을 세우는 결정으로 에어포항이 사실상 포항과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에어포항은 13일 오전 10시 포항본사 사무실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 인근 김포로 포항본사 사무실의 주기능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에어포항을 대표해 참석한 강신빈 에어포항 부사장은 “서울로 직원을 집중시키겠다”며 “에어포항 본사 사무실을 철수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다만 에어포항 측은 사업자등록과 법인 등기 등은 모두 포항에 유지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포항에 세금을 내는 형식상 구조는 유지하지만, 실질적인 운영면에 있어서는 포항을 떠나겠다는 것. 거점공항을 이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기존의 지적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강 부사장은 이어 “지역항공사를 새로이 추진하겠다는 포항시의 입장에 찬반의 의견을 따로 내놓지는 않겠다”며 “다만 우리 회사는 사기업이고 경쟁기업이 생기는 것과 관련해 논쟁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운항중단과 관련해 에어포항은 내년 4월부터 운항 중단된 포항∼김포, 포항∼제주 노선 모두 복구해 정상운항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점은, 미리 통보한 A319기종이 아닌, 보잉 737-700과 737-800 등 총 6대를 순차적으로 들여와 운영하겠다고 방침을 변경했다.

에어포항측은 기존 입장을 단시간에 뒤집으며 시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최근 LCC 트렌드상 보잉 기종이 선호되고 있고 A319기종 도입에 대해 다른 항공사와 경쟁이 생겨 해당 기종 조종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도 불거지는 직원들의 임금체불에 대해 에어포항 측은 곧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체불 배경과 관련해, 외부에 알려진 기존 계약서에는 직원들의 고용승계 등이 제시돼 있었지만 동화전자 측의 반발로 새로이 계약서가 작성됐으며 이 계약서에는 직원들과 관련된 내용이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과 10월 간 7억5천여만원의 임금과 지난 3∼10월까지 3억6천여만 원의 4대보험료가 밀린 상황인데 동화전자가 대주주였던 이전 에어포항의 재무지표를 정리한 후 순차적으로 임금을 지불하겠다고 에어포항은 설명했다.

에어포항은 인수이전 에어포항의 채무상태가 심각했던 것이 문제발생의 근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자산은 24억원 적자, 부채는 106억원에 달해 지난 7월 이미 기존 에어포항이 부도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분식회계 정황이 자체조사 결과 드러났으며 규모가 36억원에 달해 전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지난 12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사기혐의로 고발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에어포항은 자금난 문제를 종식시킬 현재 자금력과 투자금의 현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강신빈 에어포항 부사장은 “우리 에어포항(베스트에어라인)은 ‘먹튀’를 하지 않는다”며 “기존의 부실했던 에어포항을 다시금 살리고자 노력 중이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에어포항 포항본사 사무실앞에는 퇴사한 직원들 일부가 ‘퇴직금은 나몰라라 하는 에어포항’, ‘3개월 체불임금 즉시 해결하라’는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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