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협위원장 21명 교체·공모배제 ‘인적 쇄신’
최경환·김재원·이완영·정종섭
재판 중이거나 총선 불출마
곽상도 1명만 실제 대상 포함
일각 “다음 총선때 2차 쇄신”

‘예상보다 물갈이폭이 작다’

자유한국당의 당협위원장 교체결정을 보고 나오는 대구·경북(TK)지역의 반응이다.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김무성, 홍문종, 윤상현 의원 등 21명을 당협위원장 교체 및 공모 배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관련기사 3면>

한국당 조강특위가 한달 간 당 조직정비의 일환으로 진행한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한국당은 지난 15일 오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하고, 결과를 발표했다. TK 지역에서는 최경환(경산), 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 이완영(고령·성주·칠곡), 곽상도(대구 중·남), 정종섭(대구 동갑) 의원 등 5명이 포함됐다. 실질적으로 TK진박(眞朴)으로 분류됐던 인사가 포함됐다. 진박의원으로 분류됐던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빠졌다. 야당으로서 ‘경제통’이 절실히 필요해 추 의원을 명단에서 제외된 것 아니냐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조강특위 대변인인 전주혜 변호사는 “공천 파동, 최순실 사태, 분당과 지방선거 패배에도 그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그 과정에서 희생이 없었다”며 “인적쇄신은 한국당이 사랑받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밝혔다. 대상에 포함된 의원들은 “수용할 수 없다”“수용하겠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결과에 반발한 인사들은 이번주 소집 가능성이 거론되는 의원총회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거나 지도부에 소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조강특위는 재심청구 절차 없이 곧바로 교체 대상 당협위원장 신청을 받겠다며 정면돌파를 예고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TK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한국당 당협위원장 교체 및 공모 배제 대상을 두고 예상보다 물갈이 폭이 작다는 지적이다. 지역정가에서는 TK진박 의원들을 비롯해 공천 과정에서 친박계 지원을 받은 TK의원들이 교체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당무감사 과정에서 예상외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은 A, B, C 의원이 물갈이될 것이라는 얘기가 지역정가에 파다했지만 이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조강특위 논의 과정에서 일부 TK의원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 결과 TK물갈이 대상이 된 의원 중 상당수가 재판중이거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에 한정됐다.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재판 중인 이완영, 최경환 의원과 1심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재판이 진행 중인 김재원 의원, 그리고 조건부 불출마를 선언했던 정종섭 의원을 포함시켰다. 뒤집어 말하면 온전한 물갈이는 곽상도 의원 한 명 뿐인 셈이다.

지역 정치권 인사는 “언뜻 보기엔 TK지역에서 5명이 당협위원장 교체 및 공모 배제 대상에 올랐지만 실질적으로 보면 빈 깡통에 불과하다”며 “예상보다 교체 폭이 크지 않았다”고 단정지었다. 그는 “보수 심장인 구미에서 민주당 장세용 시장이 당선되면서 민주당이 틈새를 파고 들며 경북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을 현 당협위원장에게 묻거나 최소한 공모대상지역으로 분류해 경고를 주든지 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또 “물갈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이번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 올랐어도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 특히 내년 2월 전당대회를 통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새 지도부가 등장한 뒤 총선이 다가오면 일부를 구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외에도 2020년 총선 전 공천에서 경선이 이뤄진다면 당협위원장이 아니더라도 현역이 유리하고, 최악의 경우 무소속으로 당선된 후 복당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나경원 원대대표는 15일 “의정활동을 통해 성과를 내실 경우 21대 공천에선 충분히 그 부분으로 가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정가 일부에서는 2차 쇄신, 즉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TK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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