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교명 ‘국립 경국대’·‘국립 인문과학기술대’ 2개안 등 시민 설명회
안동대 동문 등 “고유성 무시” 재고 요청… 鄭 총장 “다시 협의 할 것”

정태주 국립안동대 총장이 국립안동대학교와 경북도립대 간 국공립대 통합교명 선정과 관련 27일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국립안동대학교와 경북도립대 간 국공립대 통합교명 선정을 두고 재학생과 동문회 및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국립안동대는 27일 통합대학 교명 선정을 위한 안동시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 발표자로 나선 정태주 총장은 경북도립대와의 통합과 이로 인한 ‘글로컬대학 30’추진에 있어 통합 교명이 필요하다는 점과 통합 교명 선정과정과 최종 후보작에 대한 의미 등을 설명했다. 또 사전 조율이 부족했던 점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앞서 국립안동대와 경북도립대 통합공동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통합교명 선정을 위한 회의를 열고 국립경국대학교, 국립인문과학기술대학교 2가지 안을 제안했다.

학교 브랜드 확장성을 위해 국립인문과학기술대학교 이니셜을 딴 영문명 후보작인 ‘HU:STEC’, ‘KLAST’를 공식 교명외에 영문명으로 정했다.

국립안동대 측은 “국립경국대학교는 ‘경’북의 ‘국’립대학이라는 의미로 경북지역 국립거점대학으로의 지향점을 담았다”면서도 “국립인문과학기술대학교는 글로컬대학30사업의 핵심인 ‘K-인문’이라는 가치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안동대 구성원들은 기존 ‘국립안동대’를 선호했으나, 최종 협상테이블에서는 결국 ‘안동’이라는 지자체명이 배제됐다.

정 총장은 ‘안동’이라는 명칭이 배제된 것에 대해 △지역사회 한계 극복 △전국 단위의 입학 자원 유입 및 이미지 제고 △대학 위상과 영향력 강화 △구성원 소속감 강화 △동문의식 제고 △국립대 중 가장 심각한 입학 및 재학생 미충원율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탈피 △경북 거점 국립대로서의 위상확보 △글로컬대학 3.0지정에 따른 위기 극복 기회 창출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경북도립대학교가 소재한 예천군의 정서와 재정지원 및 도 산하기관 운영권과 관련된 경북도와 경북도의회의 입장, 경북 거점 국립대로의 도약과 세계적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글로컬대학의 추진 목적 등을 반영해 통합교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설명회에 참석한 재학생과 동문 등은 한목소리로 ‘안동’이라는 고유 교명을 제외한 이유를 묻고 재고할 것을 요청했다.

‘안동’이라는 이름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 총장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한 동문은 “‘안동’이 빠지는 교명 변경이 정부 및 경북도의 지원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며 “당초 교명 변경과 관련 동문들의 의견도 묻지 않았고, 구성원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국립 안동대를 배제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안동대에서 퇴직한 한 교수는 “총장님이 ‘안동’이라는 명칭을 지키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경북도 및 도의회가 반대하더라도 일단 ‘안동’이라는 명칭을 지키려고 노력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 총장은 “‘안동’이라는 이름이 교명에 들어가도록 경북도 및 경북도립대와 다시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동문은 “통합 교명은 ‘인문’을 중점적으로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다면 오히려 ‘안동’이라는 명칭이 들어가야 한다”며 “내적 혁신 없이 ‘외적 포장’에 치중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대학 관계자의 논리는 교명세탁을 숨기려는 궁색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립안동대는 오는 30일~4월 1일 교명 선정을 위한 최종 투표를 진행해 4월 2일 교무회의 심의, 4월 3일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거쳐 1위와 2위를 차지한 두 개안을 통합대학교명으로 교육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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