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2017년 최순실 사건이 나라를 뒤흔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했다. 국민은 자괴감을 느꼈다. 당시 집회에서 ‘이게 나라냐?’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 자조적인 심경을 대변하는 표현이었다. 한동안 유행했다.

2022년 11월 이태원 핼러윈데이 참사가 터졌다. 많은 신고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관계 당국을 향해 “이게 나라냐?”며 또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각종 시위에 단골 메뉴로 등장, 시국을 관통하는 단어가 됐다.

‘이게 나라냐?’라는 말은 대형 사건 사고와 관련, 국가의 대처 미흡을 꼬집으며 질책하는 용어로 폭넓게 사용됐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4년 연거푸 등장한 위성정당을 두고 정치권과 국민이 ‘이게 나라냐?’라며 세태를 한탄하고 있다. 온전한 상식을 갖고 민의를 대변해야 할 국회에 범죄꾼과 반 대한민국 세력이 대거 입성할 위기에 놓이자 나온 말이다.

야권의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반미·좌파 성향의 진보당 추천 후보 3인을 당선권에 배치했다. 많은 국민이 종북·좌파가 국회에 대거 입성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국가발전에 역행하는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선을 보냈다.

조국혁신당에는 실형을 선고받았거나 재판 중인 인사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비례 2번인 조국은 자녀입시 비리 등으로 1·2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상위 순번 10명 중 5명이 징역형을 받거나 피고인과 피의자다.

국회가 온통 범죄꾼과 사기꾼, 거짓말쟁이의 소굴이 될 판이다. 마침내 ‘범죄자가 판치는 국회, 투표로 심판하자’는 정당까지 등장했다. 비례정당인 가락특권폐지당은 국회의원 특권 폐지와 함께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조국 같은 자가 설치는 나라는 막자’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는 북, 중, 러의 위협과 자원빈곤이란 최악의 조건을 딛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뤄낸, 세계가 인정하는 기적의 나라다. 최근엔 문화 및 방산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한데 이런 한국이 추락하고 있다. 성장과 질서가 사라지고 선진국에 겨우 턱걸이하자마자 경제 침체와 무질서로 가라앉고 있다.

진보와 보수가 서로 죽고 살기로 물어뜯고 있고, 최빈국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가슴 졸이는 한심한 나라가 됐다. 의료계 파업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는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환자들만 새우등이 터지고 있다. 상식과 합리성이 배제된 나라, 도덕과 질서 등 기본을 잊은 나라의 전형이 됐다.

거기에 경제를 견인하던 반도체와 조선 산업도 주춤하고 있다. 사과 한 개 1만원, 감자 한 알 2천500원 등 생활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안 오르는 것은 봉급뿐이라는 근로자들의 탄식이 쏟아진다.

세계의 지성들은 한국의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다. 한국이 외형적으로는 번듯해 보이는 나라가 됐지만 속은 곪고 있다. 정치부터 바뀌어야 하지만 썩어가고 있다. 지도층은 팔짱만 끼고 있다. 대한민국이 삼류 사회로 치닫고 있다.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