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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 그러나 낭만적인 파리의 밤

등록일 2017-04-20   게재일 2017-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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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선 길 위에서
프랑스 ①

  ▲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건축물 에펠탑. 화려한 야간 조명이 켜졌다.  
▲ 프랑스 파리를 상징하는 건축물 에펠탑. 화려한 야간 조명이 켜졌다.

비행기에 오른 지 10시간이 넘어섰다. 견딜 수 없이 좀이 쑤시기 시작했다. 프랑스는 멀고도 멀었다.

이전까지 경험한 최장시간 비행은 태국 방콕에서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까지 날아갔던 8시간 남짓.

인천공항에서 파리까지는 그보다 4시간쯤이 더 걸린다고 했다.

집을 떠나 길 위에 나선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기내식과 무제한 제공되는 샴페인과 맥주도 서너 시간 정도의 지루함을 달래줄 뿐이었다.

황지우의 시집과 프랑스여행 가이드북을 건성으로 뒤적이기도 하고, 비행기 좌석에 설치된 모니터로 영화를 보고,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클래식음악에도 귀를 기울여봤지만….

시간은 대체 왜 이렇게 더디 가는 것인지.

“인간이 처한 상황에 따라 시간은 절대적이 아닌 상대적인 속도로 흐른다”란 어느 철학자의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비행기 안에선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좀 야박하게 말하자면 땅으로부터 수백m 혹은 수천m 위에 뜬 한정적인 공간에 수백 명의 승객이 갇혀 있는 꼴이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여행자라면 일등석은 물론, 비즈니스석도 언감생심.

좁디좁은 이코노미 좌석에 불편하게 앉아 건네주는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어떻게든 착륙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

기자는 183cm에 85kg쯤 되는 체격. 이코노미 좌석에선 차렷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옆 좌석에 앉은 백인은 100kg이 훨씬 넘어 보였다.

키도 기자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컸다. 그는 아까부터 죽을상이다.

`그래, 참자. 저 사람에 비하면 덜 고통스러울 테니까`라는 혼잣말로 스스로를 위로했다.

 

  ▲ 몽마르트르 언덕의 사크레쾨르 성당 주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파리 시민들.  
▲ 몽마르트르 언덕의 사크레쾨르 성당 주변에서 여유를 즐기는 파리 시민들.

▲ 마침내 `샤를 드골 국제공항` 일단 담배부터 한 개비

당신이 만약 문학과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은 프랑스 여행을 꿈꾸었을 것이다.

젊은 날 가슴 설레며 읽었던 앙드레 지드와 알베르 카뮈의 책들. 그 작가들의 흔적과 숨결이 아직도 남아있는 곳,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와 영화 `레옹`을 연출한 뤽 베송이 활동한 나라, 거기에 매혹적인 여배우 줄리 델피, 에바 그린, 마리옹 꼬띠아르가 태어난 곳이 프랑스다.

프랑스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비단 `예술`만이 아니다. 다채롭고 화려한 요리, 아름답고 매력적인 건축물, 사람들 몸에 배인 관용(tolerance)의 정신까지가 일종의 `관광자원`이다. 거기에 수많은 미술관과 박물관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으니 여행자가 몰려드는 건 당연한 일.

기자 역시 프랑스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그 기대는 의외의 지점에서 보기 좋게 깨졌으니….

 

  ▲ 어둠이 내린 파리 거리. 하루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 어둠이 내린 파리 거리. 하루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

12시간의 지루함을 견딘 끝에 비행기는 마침내 샤를 드골 국제공항(Charles de Gaulle Airport)에 도착했다. 입국수속은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발걸음을 재촉해 공항 밖으로 나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 참고 참았던 탓일까. 목으로 넘어가는 연기가 달게 느껴졌다.

파리 시내로 들어가려면 전철을 타야했다. 그런데, 한국의 지하철보다 지저분하고 번잡스러웠다. 정차하는 역들의 플랫폼에도 빈 과자봉지와 담배꽁초 등이 널려있고.

기자가 파리를 찾았을 때, `유럽 축구선수권대회`가 한창이었다.

초록색 유니폼 셔츠를 맞춰 입은 아일랜드 축구팬과 노란색 유니폼 셔츠로 축구사랑을 과시하는 스웨덴인들 수십 명이 전철 안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었다.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조용하고 매너 있는 유럽인들`이란 선입견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기자가 머문 숙소에도 유럽 각국의 축구팬이 20명 넘게 투숙하고 있었다.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들어와 호텔 복도에서 큰소리로 응원가를 합창하던 이들은 아일랜드인들이었을까, 스웨덴 사람들이었을까? 그것도 아니면 프랑스 축구팬들이었을까?

 

  ▲ 루브르 박물관 입구. 유리로 만들어진 피라미드가 독특하다.  
▲ 루브르 박물관 입구. 유리로 만들어진 피라미드가 독특하다.

▲ 환경미화원들의 파업 오물 냄새 진동하는 파리 거리

예약한 숙소에서 가까운 브레게 사방(Breguet Sabin)역에 내려 지상으로 올라오니 이건 또 뭔가? 얼마나 오래 방치한 것인지 거리에 쓰레기더미가 가득했다.

냄새가 코를 찔렀다. 기자가 품고 있던 프랑스와 파리에 대한 환상이 다시 한 번 무참히 깨졌다.

호텔을 찾아가는 길에선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샤워를 마치고 로비로 내려오니 L이 와있었다. 한국에서 신문사를 다녔던 L은 몇 해 전 아내와 함께 공부를 하러 프랑스로 왔다.

선배의 소개를 통해 한두 번 전화로 인사한 것이 전부인데, 마치 오래 만나온 사람처럼 살갑게 대해주는 게 고마웠다.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에 L에게 물었다. “파리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딴판이네요. 왜 쓰레기를 며칠씩 치우지 않는 거죠?”

 

  ▲ 낮의 프랑스 거리는 활기차다. 유행을 선도하는 도시답게 여성들의 옷차림이 세련됐다.<br /><br />  
▲ 낮의 프랑스 거리는 활기차다. 유행을 선도하는 도시답게 여성들의 옷차림이 세련됐다.

 

너털웃음을 터뜨린 그가 이유를 알려줬다.

“아, 그거요. 지금 몇 주째 환경미화원들이 파업을 하고 있어요. 보통 땐 지금보다는 낫죠. 하지만, 파리가 그렇게 깨끗한 곳은 아니에요. 밤에 센(Seine)강에 가보세요. 거긴 노상방뇨 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어쨌건 프랑스에서 기자를 가장 먼저 반긴 건 시끌벅적한 전철과 악취였다. 즐겁고 행복한 첫 만남이라고 할 순 없었다.

하지만, L이 운전하는 차에 올라 해 질 무렵의 몽마르트르 언덕과 환하게 불 밝힌 에펠탑을 둘러보고, 샹젤리제 거리의 조그만 식당에서 포도주를 곁들여 맛있는 요리를 먹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여유로워졌다.

건너편 식탁.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커플은 다른 사람들이 보건 말건 오랫동안 달콤하게 키스를 하고 있었다. 그래, 여기가 수많은 시인들이 “낭만의 절정”이라고 노래한 파리구나. 죽은 에디트 피아프가 부활해 `라비앙 로즈(La Vie En Rose·장밋빛 인생)`를 불러줄 것만 같은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프랑스는…

이탈리아·스위스·독일과 접경
`문화·예술의 나라` 명성 자자
가장 많은 노벨문학상 수상국

유럽대륙 서부에 위치한 국가로 지중해와 대서양 가운데 있다.

정식명칭은 프랑스공화국(La Republique de France).

왕정과 제정, 공화정을 반복하다가 1871년 공화정부 수립 이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탈리아·스위스·독일과 동쪽 국경을 접하고 있고, 북동쪽에는 룩셈부르크와 벨기에가 있다. 북서쪽 바다를 건너면 영국이다.

남부지역은 지중해·에스파냐와 맞닿아 있다.

본토는 육각형 모양이고, 마르티니크, 과들루프, 기아나 등이 프랑스령(領)이다.

중앙아프리카·콩고·세네갈 등과는 프랑스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다.

수도는 파리(Paris). 인구는 약 6천650만 명. 이 중 230만 명 정도가 파리에 거주한다.

면적은 64만3천801㎢로 한국의 2.5배 정도이고, 이는 EU(유럽연합)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넓이다.

중북부 유럽에서 이주한 켈트족과 게르만·노르만계가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라틴계와 아프리카인, 정치·사회적 문제로 입국한 아랍인들도 함께 살고 있다.

피레네산맥 북부에는 약 50만 명의 바스크족이 있다. 공용어는 프랑스어.

가톨릭교(82%)와 이슬람교(7%)와 유대교(2%)와 불교(1%), 여기에 그리스정교(0.5%)까지 다양한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섞여서 살아간다.

사용되는 화폐는 유로(Euro). 1유로는 현재 한국 돈 약 1천200원이다.

약 1만7천 명의 한국인이 현지에서 취업하거나 유학생의 신분으로 생활하고 있다. 이중 1만3천 명 가량이 파리에 산다,

아주 오래 전부터 `문화와 예술의 나라`로 불렸다.

실제로도 수많은 화가와 음악가, 철학자와 작가들이 태어나고 활동한 곳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국가로도 유명하다.

대부분의 지역이 온대성 기후를 보이지만, 남쪽 일부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를 나타낸다.

 

  ▲ 프랑스 국기  
▲ 프랑스 국기

원유, 자동차, 석유제품 등을 주로 수입하고, 항공기·우주장비, 향수·화장품 등이 주요 수출품목이다.

수도인 파리는 물론, 남부의 해변도시 등에는 해마다 수천만 명의 관광객들이 찾아든다.

맛있는 음식과 유럽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풍부한 볼거리, 여기에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와 관용의 정신은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프랑스에 관한 환상`을 제공하고 있다.

청(靑)·백(白)·적(赤) 3색으로 구성된 프랑스 국기는 자유·평등·박애라는 인간적 이상을 상징하고 있다.

프랑스대혁명 시기에 만들어진 국가 `라 마르세예즈(La Marseillaise)`의 선율도 우리들 귀에 익숙하다.

사진제공/구창웅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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